신채경...
이제 며칠 후면 태자비가 될 그 아이가
운현궁으로 친영례 교육을 받으러 왔다고 한다.
가봐야 하는 건지 어떤 건지..
정말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나의 아내 태자비가 될 아이다..
궁안의 인형이 되어줄 아이...
과연 예측할 수 없는 그 아이가 궁 안의 인형이 될 수 있을까?
그 아인 자신의 위치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 걸까?
효린이는 뭘할까?
온통 발레생각에 빠져 내 생각조차 안 하고 있겠지?
나도 이젠 효린인 생각조차 하면 안되는 거겠지?
효린이는 그래도 자기 꿈을 쫓아서 갔으니까 행복하겠지?
모든 걸 잊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내일은 드디어 친영례를 치르는 날..
오늘도 어김없이 공내관이 나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음식은 어땠는지..
변은 어땠는지..
아무리 어마마마의 명이라지만 정말 귀찮다..
그리고 율이 앞에서 꼬치꼬치 캐 묻는 건 좀 ..
암튼 오늘은 그아이에게 당근을 주러 운현궁에 가봐야겠다
율이에게 같이 가자했지만 거절을 한다
그리고 힘들텐데 초코렛이나 사탕같은 거 사 가지고 가란다
쩝.. 꼭 그래야 하는 건지..
운현궁..
친영례 교육은 다 마쳤는지
그 아이가 혼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다가 기지개를 켠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제법 잘 어울렸다
의외다
슬쩍 미소를 지어 보여주었다
아마 내가 그 아이에게 그렇게라도 미소를 지은 건 첨 이었던 것 같다
그 아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그렇지 않아도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떴다
여기 아무나 못들어 오는데?
거참 내가 아무나인가? 그래도 낼이면 지 남편이 될 사람인데 말을 해도 참..
마치 율이가 보낸 양 오는 길에 산 사탕 한 봉다리를 슬쩍 내밀었다
율이 핑계를 대면서..
아마 그 사탕이 내가 그 아이에게 첨으로 준 것일 것이다.
슬쩍 부모님 이야기를 했더니 금새 풀이 죽었다.
언제나 눈치없이 명랑하기만 하더니..
이 아이도 어쩜 지금 나만큼 힘든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우리 결혼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내가 그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줄 수 있는 건 이혼이라고 했다
죽기 직전에 이야기하라고했다...
마치 거대한 선물이라도 주는 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