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적인 시청인가?우연을 가장한 행운인가?
처음 내가 "궁"을 알게 된건 그저 몇몇의 인터넷 기사가 전부였다.
그저 꽤 인기있던 만화가 원작이고 드라마의 영화감독이라 불리던 황인뢰피디가 감독이며 베이비복스의 윤은혜가 여주인공을 맡아 이런저런 말이 꽤 많다는 정도....
HD고화질에 프리를 선언하고 몇몇의 영화를 찍고 별재미를 못봤던 인뢰감독의 새작품이라 선뜻 눈길을 주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듯 하다.
아무런 사전지식이나 기대도 없이 몇회를 보다 어느순간 심드렁이 누워있던 내가 쿠션을 끌어안고 이불을 콱콱 물며 두눈을 반짝이며 그들의 눈빛하나 손길하나에 열광하고 있다는것을 느꼈다.
진정 아무 기대 없이 습관처럼 티비앞에 앉아있던 나에게 격한 심장떨림과 드라마란것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으네...이쁜으네...왜 전엔 널 몰랐던걸까?
모든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왕자님..
그리고 평범한 내가 !!모든이들이 원하는 사람의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는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말그대로 영원지속 불멸의 꿈꾸기 일순위 일것이다.
가장 만화다운 스토리와 머리속에서 상상만 했던 예쁜 그림들이 실사가 되어 내 눈앞에 그것도 럭셔리 하고 가장 순수한 거기다가 진정 아름답기까지한 모습으로 매순간 펼쳐져 나의 욕망을 깨우고 충족시켜 줬을 때의 환희란~~~
너무나 평범하고 무료한 일상과 세상사의 시달림속에 어느 cf의 말처럼 거칠어진건 진정 피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속에 으네가 있었다.
그저 베이비복스의 멤버..x맨의 소녀장사..김종국과의 이야기 정도로만 인식되던 ...소녀인지 여자인지 모호한 느낌의 아이정도...였을까?
별다른 애정도 또한 남다른 애증도 없었던 나는 말그대로 무관심한 눈길로 그렇게 그녀를 보게됐다.한회한회...어느순간 그녀는 채경이 되어 있었고,또 어느순간 채경은 으네가 되어있었다.채경속에서 으네가 있는것인지...으네안에 채경이 있는것인지...
흔히 배우는 두부류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그 배역을 연기하는 이와 그 배역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이...
으네는 후자인 듯 했다.
너무나 채경스러워 나스스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를일이지만...
흔히 게시판을 돌아다니다 보면 주지훈은 주블랙 ,신군 등등의 이름으로 떠다니지만 으네의 경우는 채경이나 비궁마마 보단 "으네"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돌아다닌다고 느꼈다.
그만큼 채경의 모습에선 으네가 많이 보였던건 아닐까?

오랜시간 드라마를 보며 살아온 나는 흔히 나오는 여주인공들의 항상 명랑모드,언제나 긍정적 마인드에 어느정도의 거부감이 있었다.
사람이 항상 즐거울수만은 당연히 없고 언제나 방긋방긋 웃으며 그녀로 인해 주위사람마저 명랑해 진다는건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이니까...
하지만...으네를 보면서 그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하면 오버인걸까?
그전의 여주인공들보다 으네에게 내가 쉽게 더 공감하고 편들어주는 것은 그 모습이 진정 가장 어울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건 연기구나...저건 좀 오버스럽다...라는 생각보단..그녀자신의 일상의 모습이 스르르 베어나오며 가장 건강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명랑함을 보였기 때문에...


또한 궁의 전반부를 이끌었던 으네의 어린신부다웠던 사랑스러움, 청춘의 건강함,그리고 아
직은 연인이라 부르기 풋풋했던 그 커플의 애정전선이 우리 모두를 다함께 사랑에 빠지게 만
들었기 때문이란걸... 우리들에게 잊고 있었던.... 반짝반짝 빛나던 청춘의 모습을 기억하게
해줬던 그 순수함과 아름다운 자태에 빠져든건 부정하기 힘든 사실일 것이다.
50대 후반을 넘긴 울 엄마도 으네와 신군을 보며 같이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간듯 너무나 행복해 하셨으니까...

첫주연작으로 확실한 발자국을 남기게 된 그녀가 변함없이 지금의 애정과 열정과 순수하고 건강한 채경의 모습을 간직하길 바란다.
윤은혜~~~그녀는 꽃이 폈다.화알짝~~

주.지.훈..... 그 라는 블랙홀...그 깊이는?
정말로 이 남자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진정 백지상태로 그를 맞이한것이다.
첨 봤을때...
그저 음...이정도였다.
여타의 잘생겼다.연기잘한다..그런 생각도 아무것도 없이...
그러다 어느순간...
어라? 온몸에서 황족의 자태가 흐르네...어라? 저 곧은 모습...
쉽게 다가설수 없는 위엄,차가움..그리고 자신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으려 하던 모습..까지 나는 다 알아버리게 된것이다.
차가운 황족의 위엄을 갖추고서 손을 뻗어 가질수 없는 자신의 것들을 향한 미련을 감추고서 자신을 향해 웃고 끊임없이 재잘거리던 여자아이에게 이끌려 그아이와 함께 세상속으로..
한걸음씩 한걸음씩 자신의 운명과 정면으로 마주 대하고 있던-그의 인터뷰처럼 한회한회 손톱만큼이라도 성장하길 바란다던그의 말처럼-말그대로 한회한회 한장면마다 그걸 온몸의 감각세포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줄기차게 달려 우리 모두를 넉다운 시켰던 19회때부터는 급격하게 향상된 그의 연기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프란체마마와 신군의 불꽃튀는 한판이 있던...얼굴을 맞고선 입술을 닦으며 극도의 분노로 굳어져버린 얼굴표정과 이 빚은 반드시 갚겠다던 그 눈빛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그의 분노가 드라마 왕국을 물들이던 순간이었다.
으네가 채경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켰다면 신군은...주지훈은 그 스스로를 잊고 일국의 황태자가 되어있었다.

움직이는 카메라 앞에서의 신군도 멋졌지만..그 스스로 모델 또한 타고난 운명임을 온몸으로 보여 졌던 저 한장의 사진!!
한 장의 스틸사진속에서 온몸으로 감정과 스토리를 토해 낼수 있는건 분명 신군의 가장 큰 무기가 될것이다.
모델 활동을 했을때의 많은 사진들을 접하고 그의 갖가지 얼굴들을 마주하며 주.지.훈 이라는 배우에게 많은기대와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결코 섣부른 판단은 아닐것이다.



어찌 이것뿐이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므흣하고 가슴시려 눈물 흘리게 했던 장면들이 많은것을..
마지막 한회를 남긴 지금...게시판은 으네와후니의 리얼을 외치며 그 강렬하고 슬퍼보이던 키스씬으로 들떠 있을것이다.
어쩌면 많은 글 들속에 이것도 묻혀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습관처럼 살아가던 나에게 잠시나마 빛났던 청춘을 생각하게 하고 우리모두를 사랑에 빠뜨려 버린 으네와 신군에게 감사한다.
덧붙여 우리에게 한복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력셔리와 옷태는 이런것이란걸 ...세상엔 이처럼 아름다운것들이 많다는걸, 또한 유치하다 나이값 못한다 비웃는다 해도 그 누구도 나이에 상관없이 상상하고 집중하고 빠져들수 있단걸 새삼 느끼게 해준 "궁"과 그외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
<체리쥬빌레 / 2006. 3. 30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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