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신이 이야기 12-1 (신이의 정떼기 1)
하루에 하루만큼 내가 채경이에게 익숙해지는 만큼씩 또 그 만큼씩 내게서 채경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줄어들고 있다. 내가 채경이에 대한 내 마음을 알아버렸다 더 이상 채경이에게 익숙해지지도 더 다가서지도 말아야 한다 그녀와의 이별은 내가 먼저 이야기했던 것이고 내가 그녀에게 선물처럼 주겠다고 한 것인데...
채경이가 점점 자신이 가지 빛을 잃어간다 나의 어두움이, 나의 차가움이 차츰 차츰 그 빛을 삼켜버리고 있는 것 같다 언제고 그 빛이 다 하는 날이오면 채경이는 죽을만큼 괴로워하며 내게 이별을 고하겠지? 채경이가 빛을 다 잃어버리기 전에 이 황태자자리를 떨치고 그녀를 보내 주아야 하는데.. 그 날에 우리가 서로에 대한 아무런 미련없이 헤어지려면 지금부터라도 그녀와 이별연습을 해야한다 그녀를 보내는 연습을 해야한다 내 마음이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힘이 들고 아프겠지만...
입헌군주국의 대사초청 파티에서 큰 어머니와 율이가 나타날 때부터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돌아가신 큰아버지 효열 태자의 추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어쩜 나는 궁에 들어와 지내는 14년이라는 세월동안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큰아버지께서 추존이 되시면 큰어머님이 태후마마가 되시고, 황제 서열 2순위의 왕자 율이가 궁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쩜 나는 자유롭게 이 황태자 자리를 원래 주인인 율이에게 돌려주고 궁을 떠나는 게 쉬워지겠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황태자 자리도, 동궁의 주인도, 앞으로의 황제자리도... 그렇게 되면 내가 채경이에게 했던 약속도 지킬 수 있겠지.
법도대로 하세요. 아바마마 큰 아버지가 추존 황제가 되시면 그 아내도, 아들도 추숭해야 하는게 당연하죠. 당장 율이가 황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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