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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주지훈 대작 두 편을 오가며 느낀 점

bumtee 2018. 10. 4. 17:48

‘공작’ 주지훈 대작 두 편을 오가며 느낀 점 

주지훈이 ‘신과함께-인과 연’ 개봉 일주일 만에 ‘공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이번엔 사냥개 근성 투철한 군인 출신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 역이다. 주지훈이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캐릭터와 밝은 캐릭터를 오가며 느낀 점을 들려주었다.


‘공작’에서 주지훈이 연기한 정무택은 북한 엘리트 출신인 강성 군인이다. 강단 있는 인물로서 철저히 공산주의자와 자본주의자를 이분하여 생각하려 든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웰메이드라는 자부심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공작’은 웰메이드라는 자부심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내용도 어려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아요. 윗선의 사상싸움에서

도대체 우리가 왜 고통 받는지에 대한 보편적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깊은 울림이 있고요. 관객들이 ‘신과함께-인과 연’과는 다른 의미로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작’은 폭력 신도 없고 역사적으로도 알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무겁지 않아서 어린이 가족 영화라고 할 수도 있어요.(웃음)”


# 사냥개 같은 캐릭터


“정무택의 전사를 설명해주신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를 설명하는 첫 단어가 ‘사냥개’였습니다. 훈련된 사냥개라고 설명을 들었어요. 한국군대로 치면 계급은 대령과 별 사이입니다. 나이에 비해 굉장히 높은 계급이죠. 태어나서 교육받은 엘리트들끼리 경쟁해서 뽑힌 인물입니다. 박석영(황정민)을 의심하지만 리명운(이성민)과도 대립합니다. 북한군 입장에서 사상과 체제를 지켜내는 것이 임무이기 때문에 나라를 지키려는 거죠. 정무택은 제 입장에서 선역입니다.”


# 악역 아닌 선역, 정무택의 포지션


“정무택 캐릭터가 예상보다 반응이 더 좋아서 안도했습니다. 대본에서 의도한 대로 나온 것 같아요. 코믹 요소로 나간 건 아니지만 윤종빈 감독님이 잘하잖아요. 인물이 진지하게 하고 있는데 그 상황 자체는 웃기는 거요. 연기할 때도 되게 디테일하게 임했습니다. 어느 정도 선을 지킬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관객들한테 사랑받고 싶어서 후시 녹음도 얼마 전까지 다시 했습어요. 정무택은 1년 동안 이어진 후반작업 기간 동안 톤도 바꿔보고 엄청 공들인 캐릭터입니다.”


주지훈은 재미있는 대본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흑금성 사건이 실화라는 걸 알았을 때는 이야기의 기획자들에게 감탄했다고 말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재미있는 이야기로 다가온 흑금성 사건 실화


“‘공작’은 이야기로 재밌게 다가와서 출연했습니다. 이야기 방대한데 대본이 술술술 읽혔습니다. 좋은 대본이란 소리거든요. 흑금성 사건은 제가 여덟 살 무렵 이야기입니다. 부끄럽지만 전혀 모르는 얘기였습니다. 요즘 들어 좀 더 국민으로서 우리나라에 관심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심한 건 아니었지만 저도 젊은 세대 중 한 사람으로서 관심도가 떨어졌던 건 사실이거든요.

알고 보니까 이 영화를 처음에 기획한 분들이 대단해보이더군요. 한 쪽의 사상을 갖고 있어서 대단해 보이는 게 아닙니다. 한 개인으로서 피해볼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장애물이 많았을 텐데 용기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게 존경스럽습니다.

정권이든 무엇이든 저마다 생각이 다 다르잖아요. 저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고요. 앞으로 국민으로서 (정치인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으니까 잘 지켜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투표도 하는 거죠.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맞는 생각을 해야겠습니다.”


주지훈은 거짓과 진실을 섞어가며 연기해야 했던 ‘공작’ 현장에서 절망이란 단어를 봤다고 말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눈앞에 떠오른 절망


“특성적인 고통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관객이 볼 때 이해돼야 하지만 우리는 서로 속고 속이는 연기를 해야 했던 겁니다. 속이기 위해서 진실을 말하기도 하고 반만 거짓말했다가 하죠. 뭐랄까요. 진실과 거짓의 비율이 약속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겁니다. 너무 디테일하게 조절하게 되고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숨도 쉬고 그러는데 그렇게 숨을 한 번 쉬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이지는 거죠. 윤종빈 감독이 디테일하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디렉션이 없었습니다. 감독님이 그냥 ‘와서 (모니터) 한번 봐봐’ 하면 제가 ‘다시 갈게’ 이런 식으로 촬영했습니다. 거의 모든 신과 모든 컷이 그렇게 흘러가니까 죽겠더군요. 눈앞에서 절망이란 말을 봤습니다.

배우들과 어쩌다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너도?’ ‘너네도?’ 이렇게 되면서 서로 단단해지고 더 신뢰하게 됐습니다. 대개 처음에 레일만 잘 올리면 기차가 잘 굴러간다고 말하잖아요. ‘공작’은 계속 끌고 가는 거예요. 끝나도 진이 다 빠져가지고 아무도 기운이 없었습니다.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어요. 외줄타기 하고 시험대에 서있는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 북한 언어의 변주와 재현 사이


“북한 사투리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겁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관용도가 없죠. 현장에서 연기만으로 미치겠는데 사투리까지 해야 하는 게 어려웠을 뿐입니다. 언어적으로는 차기작 ‘암수살인’에서 언어적으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사투리보다 언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북한 사람들이 절대 하지 않는 행동 같은 게 있다고 배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 사람들은 무조건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거나, 어떤 식으로 행동한다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작’을 북한에 상영하는 게 아니잖아요. 감독님과 북한 선생님이 앉아서 그런 특수한 부분에 변주를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주지훈은 윤종빈 감독과 김용화 감독 모두 섬세한 연출자라고 말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 ‘공작윤종빈과 신과함께김용화의 공통점


“윤종빈 감독은 되게 애잔해요. 세보일 수 있고 거침없어 보일 수 있는데, 굉장히 소년 같고 소녀 같고 여전히 꿈을 꿉니다. 정말 너무너무 순수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집착과 집중도로 영화를 찍는데 그게 너무너무 고통스러워요. 하지만 필요한 고통이란 걸 알기 때문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김용화 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에 집착한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섬세하다는 점은 윤종빈 감독과 비슷합니다. 김용화 감독은 관객에게 전달하는 톤앤매너가 편안해서 기술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 같아요. ‘신과함께’는 애드리브가 하나도 없어요. 미친 디테일이죠.”


# ‘공작신과함께사이에서


“‘공작’에서는 거짓말을 많이 하다 보니까 피로도가 느껴지더군요. 의심해야 되고 협박해야 하니까요. 사실 피로감을 잘 못 느꼈습니다. 배우로서 뭐든 즐겁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성격상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피서로 즐기는 수영과 살 빼려고 수영하는 건 다른 거잖아요. 근데 고통을 피서로 생각했던 거죠.

이번에 배우로서 큰 경험을 했습니다. ‘공작’ ‘신과함께-인과 연’ 촬영 스케줄이 마지막 한 달 정도 겹쳤어요. ‘공작’ 현장에 가기가 너무 싫은 겁니다. 분위기가 밝은 ‘신과함께’와 의심해야 하는 ‘공작’을 같이 해보니까 짓눌리더라고요. 못 느끼던 걸 새롭게 느낀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걸 느꼈다는 건 배우가 실제로 느꼈으니까 작품에도 표현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20대 시절 주지훈에게 보내는 한 마디.

주지훈은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던 20대 시절을 회상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괜찮다. 괜찮으니까 즐겨라.”

너무 빡빡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에.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고 자책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렇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원문보기:
http://news.maxmovie.com/382184#csidxe0de19d43fc9f62a4c45ce38cae0c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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